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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5년 11월 30일 (일) 오후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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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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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 : 청년성소수자문화연대 큐사인 Q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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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 학내 단위, 시민 사회, 정당·의원 등 총 38개 단위
지난 일요일, 국회에서 ‘대학 공동체 내 혐오/차별 진단 집담회 《우리의 캠퍼스는 평등위험지대》’ 가 개최되었습니다. 청년성소수자문화연대 ‘큐사인’이 주관하고, 저희 ‘다움’을 포함한 총 38개 단위가 공동 주최로 이름을 올린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날 우리는 캠퍼스 담장 너머로 확산된 혐오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학을 평등한 공간으로 되돌리기 위한 치열한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그 뜨거웠던 현장의 목소리와 저희의 다짐을 전합니다.
1.
대학의 주인은 누구인가 : 학생 자치의 현주소
학생 자치의 근간은 “대학의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있습니다. 대학의 목적이 단순히 학술 연구와 교육에만 있다면 학생이 대학의 주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대학은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학생 개인을 성장시키는 곳이기에, 학생들은 캠퍼스를 넘어 다양한 사회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해결해왔습니다.
가령, 2016년 이화여대 학내의 문제에서 시작된 시위는 사회 전체로 번져 정권의 국정농단 실체를 밝히는 데에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2017년 대학 내 ‘미투 Me-Too’ 운동으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학내 성폭력 문제는 성희롱·성폭력을 대학 구성원의 인권과 학습권 침해로 정의하며, 전담 대응기구 설치와 자치규약 제정 등의 제도적 성과를 이끌어냈습니다.
이처럼 학생 자치는 대학을 넘어 우리 사회의 ‘평등’을 지탱하는 힘이었습니다. 2015년 서울대를 시작으로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등의 학내 인권 단위가 출범하며 인권, 장애, 젠더, 소수자, 인종차별, 난민, 환경 등 다양한 의제가 캠퍼스 안에서 꽃피울 수 있었습니다.
2.
진단 : 평등위험지대가 되어버린 우리의 캠퍼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참담합니다. 비대면 시기를 거치며 학생 사회는 눈에 띄게 침체되었고, 그 틈을 타 ‘구조적 백래시(Backlash)’가 캠퍼스를 덮쳤습니다. 인권 전담 기구, 인권 단위들이 “불필요하다”, 혹은 “정치적이다”라는 비난 속에 폐지되거나 통·폐합, 인준 부결로 학내에 설 자리를 잃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혐오입니다.
“명확한 규정과 검토 없이 방치되는 에브리타임의 온라인 환경에서 혐오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온라인 공론장’은 더 이상 온라인에만 있지 않고,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학내 인권 단위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 견우 (청년성소수자문화연대 큐사인, 기조 발제 中)
온라인의 익명성에 기댄 혐오 표현은 이제 대학 내 소수자 학생 또는 인권 단위의 활동가들이 현실에서 체감할 수 있는 위협이 되었습니다. ‘대의 민주주의’라는 명분 아래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 유학생 등 소수자의 권리는 “나중의 일”로 밀려나고, 건강한 토론이 사라진 자리는 갈등과 대립만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3.
제안 : 혐오를 넘어 평등의 공간으로
이날 집담회는 단순한 성토의 장이 아니었습니다. 다양한 영역의 학내 단위와 시민 사회 단체에서 모신 토론자들이 풍부한 경험과 의견을 발제해준 덕분에, 구체적인 대안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아래와 같은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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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역할 강화 : 대학 내 인권 침해와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과 인권센터의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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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혐오 규제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내 차별·혐오 표현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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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 대학을 포함한 교육 영역에서 발생하는 차별을 법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4.
나가며 : 연결된 우리는 강하다
이번 집담회를 통해 ‘연대의 힘’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혐오에 맞서는 일은 특정 집단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대학이 다시금 치열하게 토론하고 누구나 평등하게 배우고 성장하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행동이 필요합니다.
저희 ‘다움’도 이날 나눈 문제의식을 잊지 않고, 대학 내 혐오/차별의 문제를 끊임없이 공론화하고, 정책적인 의제로 만들어가는 길에 함께하려고 합니다. 우리의 캠퍼스가 더 이상 ‘위험지대’가 아닌, 모두에게 평등하고 안전한 공간이 되는 그 날까지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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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편집 : 다움 활동가 기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