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모니터링] 혐오와 낙인이 방역에 해가 된다는 코로나19의 교훈을 잊었는가. 엠폭스발 성소수자 혐오를 중단하라
최근 엠폭스(MPOX) 국내감염 환자가 확인되면서 감염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와 달리 신체접촉만을 통해 이루어지고 치명률이 낮고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기에 너무 큰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감염병에 대처하고 환자들을 돌보는 방역조치가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런데 이를 빌미로 또다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낙인을 퍼트리려는 유감스러운 시도들이 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4월 17일 머니투데이는 <“양성애자가 걸리면…” 의사의 경고, 엠폭스 지역사회 확산 우려>라는 제목으로 동성애자, 양성애자가 감염의 원인인 듯한 논조의 기사를 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2년 안내문을 통해 “엠폭스는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하였고, 질병관리청에서도 팩트체크를 통해 ‘엠폭스는 특정 집단만을 대상으로 확산되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에 이어 또 다시 성소수자를 ‘문제집단’으로 낙인찍는 기사가 나오는 것은 실로 유감이다.
기사에서 인용된 양성애자가 걸리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의사의 발언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양성애는 성적지향이 남성 또는 여성, 양쪽을 향할 수 있다는 것이지 양성과 동시에 만남을 갖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자 없는 발언이 전문가의 의견으로 인용되어 근거없는 혐오와 낙인을 전파하는 것은 인권보도준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정체성과 상관없이 성적으로 활발한 사람들과 감염 가능성에 노출된 사람들이 낙인없이 자신의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2020년 이태원지역 코로나19 집단감염 등 여러 코로나19 관련 사건들을 통해 감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돌봄과 연대, 확진자의 인권 보장이지,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낙인과 혐오가 아님을 배웠다. 3년간의 힘든 시간을 거쳐 얻어낸 소중한 교훈이 또다시 무책임한 언론 기사를 통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지난 7월 엠폭스와 관련하여 퀴어커뮤니티에 전했던 카드뉴스를 다시 전달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차별에 맞서 함께 돌보는 것이다. 언론은 엠폭스발 성소수자 혐오를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