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마음을 함께 하는 우리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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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마음을 함께 하는 우리 모두에게

이 순간 마음을 함께 하는 우리 모두에게
고 변희수 하사는 2020년 트랜스젠더 여성 군인으로서 커밍아웃하고 반드시 군 복무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당시 그 외침은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었고, 그 호소가 남긴 울림은 사회 변화의 씨앗이 되어 우리에게 남았습니다. 군 복무에 있어 성전환과 성별정체성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고인을 시대착오적인 성별이분법을 고수하고 성소수자차별을 자행한 국방부와 한국 사회에 당연한 정의를 요구한 빛나는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우리는 최근 몇 주간 트랜스젠더인 동료 시민들을 잃어 왔습니다. 살아서 단단히 이겨내자며 서로를 지지하던 새 시대의 얼굴들이었고, 우리의 시간은 다르리라는 희망을 준 사람들이었습니다. 차별과 혐오를 저지하는 대신 묵인하고 동조한 국방부와 정치권은 고인의 죽음에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사람의 생명보다 한 종교의 반발을 두려워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책임을 지는 국방부는 “민간인의 죽음에 따로 군의 입장을 낼 것은 없다”며 애도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그게 우리가 고인을 애도하는 방법입니다.
고인은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용기를 지닌 영웅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당연한 소망을 영웅적으로 만든 것은 강고한 성소수자 차별입니다. 때문에 영웅이라는 이름의 무게는 한 개인이나 한 단체가 짊어져야 할 게 아니고, 차별이 영웅을 만든다면 우리에게 더 이상의 영웅은 필요 없습니다. 고인의 용기는 더 넓고 견고한 우리의 연대로 이어져야 합니다. 함께 이겨내고, 함께 변화할 것입니다. 우리가 혼자가 아니고 함께임을 기억합시다.
고 변희수 하사의 명복을 빕니다. 차별과 혐오가 없는 곳에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2021년 3월 4일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textsf {2021년 3월 4일} \\ \textsf {\bf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