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성커뮤] 2023 청년 성소수자 여름 워크샵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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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커뮤] 2023 청년 성소수자 여름 워크샵 후기

뜨거웠던 여름만큼이나 찬란했던 2023 청년 성소수자 여름 워크샵
2023 청년 성소수자 여름 워크샵은 다양성을향한지속가능한움직임 다움, 국제앰네스티, 19개 대학의 성소수자 모임이 함께 개최한 행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대학 성소수자 모임이 운영 동력을 잃고 위축되거나 해산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또한 이 과정에서 해산을 결정했지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2022년 여름부터 대학 성소수자 모임이 두 차례 연합엠티를 다녀오면서 대학 성소수자 모임 간의 교류가 다시금 활성화 되고, 여러 모임의 활동도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다움과 앰네스티는 이러한 흐름을 북돋고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23년 2월부터 대학 성소수자 모임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빌딩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이번 여름 워크샵은 대학 성소수자 커뮤니티 빌딩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워크샵에는 약 110명 가량의 대학생들이 참여하였습니다.
2023 청년 성소수자 여름 워크샵 참가자들. 사진에 얼굴을 공개하기를 원치 않는 참가자까지 모두 백여 명이 이번 여름 워크샵에 참여했다.
성소수자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사람책 프로그램
이번 여름 워크샵은 지난 5월부터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소수자 대학생들에게 워크샵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때, “동성배우자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성소수자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장 궁금하다는 의견이 모였습니다. 이에 사람책 프로그램의 구성을 세션 1과 2로 나누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동성배우자와 함께 살아가기> 세션에는 망원댁TV 킴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장서연 변호사님과 파트너 화영님이 패널로 참여해주셨어요. 두 번째 세션 <성소수자 직장인으로 살아가기>에는 과거 인천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포커스 2대 회장을 역임하신 블레인님과 다움의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보미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망원댁TV 킴, 장서연&화영 커플이 동성배우자와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첫 번째 세션인 <동성배우자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러 참여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킴님이 유튜버를 하면서 자신이 게이이며 동성파트너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직장 동료에게 알려진 이야기부터 장서연님과 화영님이 양가에 파트너 관계를 밝히면서 가족과 겪게 되었던 웃픈 에피소드. 그리고 현행 혼인 제도가 동성배우자를 인정하지 않는 차별을 폐지하고, 혼인이 아니더라 실질적으로 생계를 같이 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제도를 만들자는 이야기까지 다들 한바탕 울고 웃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화영님이 자신이 20대일 때는 성소수자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부정하는 시간을 거쳐야 했는데 같이 자신을 지지해주는 기반조차 없어 너무 힘들었다며, 오늘과 같은 기회를 통해 좀 더 용기 내고 행복한 삶을 상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다움 김보미, 블레인님이 성소수자 직장인으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두 번째 세션 <성소수자 직장인으로 살아가기>에서는 블레인과 보미님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엇습니다. 보미님은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하고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면서 세상에 자신의 성정체성이 공공연히 알려진 상황에서 직장을 구하는 과정, 그리고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생겼던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블레인님은 FTM 트랜스젠더 바이로 살아가면서 겪었던 취업과 일터에서 겪은 고초는 물론 다양한 성정체성에 대한 포용에 관해 기업과 타협하고 고민했던 경험을 공유해주셨지요. 앞으로 성소수자로서 직장에서 살아가야 할 성소수자 대학생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들이 아니었을까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의 박한희 변호사님이 성소수자 인권의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성소수자 인권의제 한 큐에 알아보기: 박한희 활동가 강연
많은 성소수자 대학생들이 원했던 프로그램은 성소수자 인권 관련 의제를 톺아보는 시간이었어요. 기획 단계에서 고민했던 건 특정 의제 몇 가지를 선별하기가 참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된 의제는 수없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여러 의제가 뒤얽혀 연결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지요. 이에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에서 성소수자 인권 관련 법률 지원을 담당하고 계시고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이기도 한 박한희님께서 여러 성소수자 의제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동성혼 법제화 및 생활동반자법 제정 등 가족구성권 운동,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트랜스인권법 제정, 전파매개행위금지조항 제19조 폐지,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을 포괄하는 국가 수준의 통계 시행,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한 대표적인 법제도적 의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뒤이어 살펴본 의제들과 관련한 질의응답도 진행하였습니다. 단순히 참가자 분들이 일방적으로 듣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질문과 과제를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어떻게 하면 함께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모색해보는 결의의 시간이었습니다. 가족 중심의 돌봄 체제에서 벗어나 대안적인 제도와 집합적인 실천이 필요하다는 의견부터 제3의 성별을 제도화할 수 있는 운동이 어떻게 가능할지 고민하는 목소리까지 함께 뒤섞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교육, 미디어, 의료 등 여러 영역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활동을 함께 실천해보자는 다짐과 함께였지요. 많은 참여자가 유익하고 알찬 시간이었다는 후기를 남겨주셨어요.
다움 기용님의 진행으로 박한희 변호사와의 질의응답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 성소수자 모임 운영진들이 직접 준비한, 즐거웠던 레크리에이션
이어지는 시간에서 진행한 레크리에이션은 각 대학 성소수자 모임의 운영진들이 직접 준비했어요. 사회부터 레크리에이션 게임들, 조편성 아주 세심하게 준비했답니다. 참여하신 분들 모두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서로 가까워질 수 있었다는 후기를 남겨주셨어요. 초성퀴즈, 코끼리코 돌고 스티커 붙이기, 노래 듣고 맞추기, 인물사진 보고 이름 맞추기 등등 소소한 프로그램이었지만 모두 열성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재밌었답니다.
그리고 즐거운 레크리에이션 끝나고, 긴 밤을 새며 다들 또 즐거운 뒷풀이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참가자 분들이 준비한 기획팀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하셨습니다. 어떤 분은 ‘나를 부정하기도 했었는데 워크샵에 나와 나를 한층 더 인정하게 되었다’고 말씀해주시는 등 마음이 훈훈해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모임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름 워크샵의 기획과 준비를 전반적으로 담당해주신 다움의 기용님, 앰네스티의 희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워크샵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사람책의 준비와 진행을 맡아주신 다움의 운영위원, 등록과 갖은 실무를 담당해주신 앰네스티 팀원, 각 대학 성소수자 모임의 운영진께도 감사드립니다.
레크리에이션 사회를 맡아주셨던 성균관대 성소수자 모임 퀴어홀릭 대표 견우님
조를 나눠서 문제를 맞추고 있는 레크리에이션 현장
인사하는 다움 운영위원들
인사하는 앰네스티 팀원들
청년 성소수자 커뮤니티 빌딩을 돕는 이유
다움이 실시한 <2021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살아가는 청년 성소수자들의 정신건강은 매우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 청년 성소수자가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가장 기대하는 건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혼자라거나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기도 했지요.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정체성 중 매우 중요한 성정체성을 숨기도록 강요받거나, 사회적으로 성소수자의 존재가 지워지는 반복되는 경험 때문에 일상적인 상황이나 사회적 관계에서 온전한 나로서 살아갈 기회가 박탈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나를 긍정해주고, 나의 이야기를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의 존재가 매우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정신건강이 취약한 이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돕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청소년·청년 시기에 자신을 지지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성소수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굳이 더 강조하지 않아도 좋을 것입니다. 나를 숨기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경험은 앞으로의 삶을 살면서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이번 여름 워크샵과 같이 성소수자 모임을 경유해 성소수자 인권이란 무엇인지 알게 되고, 성소수자 인권단체 및 활동가들과 만나는 경험 또한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기회입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고, 또 확산하면서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킬 동력이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요? 앞으로도 다움이 더 다양한 청년 성소수자와 커뮤니티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후원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글에 쓰인 사진은 모두 강조새님이 촬영해주셨습니다. 감사해요!
보너스로 워크샵 사진을 더 보여드릴게요…!
이번 여름 워크샵에 이렇게나 많은 성소수자 대학생이 참여했답니다!
인사를 기다리는 다움 운영위원들
열심히 참가자 등록을 돕고 있는 앰네스티 팀원들
즐거운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해주신 사회자 견우님과 참가자